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 - 네그레이라

여정 날짜 : 2023.02.06.(월) 10:50~16:10
걸은 시간 : 5시간 20분
걸은 거리 : 20.7km
누적 거리 : 840.9km

단상1

단상2

단상3

단상4

단상5

그날 DIARY 나는 분명 일희일비하는 사람이다.
내가 그토록 고통스럽고 힘들었던 결정적인 이유는 무엇인가? 그러면 무엇을 망설이고 무엇을 더 고민해야 하는가? 내가 이토록 먼 곳까지 와서 걷는 이유와, 그럼에도 방황하던 이유와, 그 고통이 사라진 이유까지 모두 발견한 지금, 난 무엇을 해야하는가? 그것마저 버려야 할 내 욕심일까? 일기도 절반을 넘어섰다. 빼곡히 그동안 적힌 내용들 중 내 마음의 정곡에 다다른 진실 혹은 진심의 내용은 무엇일까? 조금씩 나를 온전히 알아가기 시작하는 것일까?
14일차 때 울면서 깼던, 그것을, 그 소녀를 목도했던 나는, 나를 보며 그렇게 가엾게 울었던 것일까? 계속되는 질문 속에서 오히려 선명한 감정을 느끼는 것 같기도 하다. 현명한 방향으로 조타수를 부려야 할 때다. 더이상 누구도 상처받지 않도록.
천천히 걸으며 음미하려던 길은 내일 35km정도를 걸어야 다음 알베르게가 있다는 말에 무산되었다. 내일도 힘든 일정이 될 듯하다. 날씨가 맑다는 것이 그나마 다행스러운 일이다. 내일의 나는 오늘의 나보다 더 기분이 나아졌을 나일 것을 믿는다. 그러므로 더 힘을 내보자. 여기에서 좋은 인연들도 만난 듯하다. 4일간을 같이 하게 될.
잘 생각을 정리하고 진심의 나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는 날이 될 수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