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바날 델 카미노 - 폰페라다

여정 날짜 : 2023.01.30.(월) 08:00~16:30
걸은 시간 : 8시간 30분
걸은 거리 : 32.9km
누적 거리 : 587.9km

단상1

단상2

단상3

단상4

단상5

그날 DIARY La Cruz de Ferro. 철의 십자가를 지난 날이다. 고난, 역경. 뭐 그런 단어들로 집약되어 있을 줄 알았던 그 지점은 꽤 시시하기도 했고, 꽤 근사해 보이고도 했다. 서양의 포인트와 한국의 포인트는 조금 다르다는 느낌이 들기도 했다. 진짜 어려운 고개여서 붙는 '헐떡고개', 뭐 그런 느낌의 장엄함이 느껴지는 이름인 '철의 십자가'는 꽤 시시했다. 그렇다고 이 길의 의미를 퇴색시킬 만큼의 의미 없는 구간은 아니었다.
어쨌든 난 그 구간에서 두 번의 의미 있는 이름을 남기는 의식을 치렀다. 하나는 소심했으며, 하나는 낯부끄러웠다. 그 어느 쪽도 모두 나였다.
오늘도 30km가 넘는 길을 지나왔다. 그러나 그 어떤 길보다도 어렵지 않았다. 무려 철의 십자가를 지난 길이었음에도... 내일은 어디까지 갈지 정해지지 않았다. 여전히...
이제 그저 정할 뿐이다. 내일 1시 이후에 20km이내로... 혹은 10km 이내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