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시야 데 라스뮬라스 - 레온
여정
날짜 : 2023.01.27.(금) 08:00~12:00
걸은 시간 : 4시간
걸은 거리 : 20.4km
누적 거리 : 482.6km
단상1
단상2
단상3
단상4
단상5
그날 DIARY
짧게 걸었지만 긴 하루였다.
울면서 잠에서 깼다. 양호실에 모로 누운 흰 운동복의 소녀가 어깨를 심하게 들썩이며 소리 없이 울고 있었다. 어떤 사연일지 모를 그 소녀가 그렇게 울음을 삼키는 모습이 가여워 함께 숨죽여 울었다. 통곡하듯 숨죽여 울면서 막힌 숨에 잠이 깨었다. 난 누구를 대신하여 혹은 누구와 함께 울었던 것일까? 그 서러운 감정이 오전을 걷는 내내 마음을 분주하게 만들었다.
레온에 도착하고 레온 대성당의 여러 사이트들을 돌며 성당의 웅장함에 사뭇 놀랐다. 이보다 더 큰 건축물이 있을까? 부르고스의 성당도 좋았지만 규모면에서는 사뭇 압도적이라는 표현을 빌릴 만한 멋진 건축물이었다. 그리고 오색창연한 색깔 유리창의 빛을 감상하며 잠시 앉아 있기도 했다. 현대 박물관은 문을 닫아 관람하지 못했고, 가우디 저택은 한번 쯤은 들어가 볼만한 곳이었다.
처음으로 매장에서 햄버거를 주문해봤다. GOIKO. 맛있었다. 뭔가 한참을 설명했는데 아마 음료 TAKE AWAY에 제약이 있다는 설명을 한참 한 듯하다. 뭐, 어쨌든 주문은 됐다. 매장에서 먹는 것도, 스페인 전통 요리를 먹는 것도 도전해봐야 하는데... 역시 혼자는 무리인가... 혼자 먹는 손님이 있는지 기웃거려보지만 어디나 무리가 지어 있었다. 혼자가 지겨운 것도, 힘든 것도 없지만 이럴 땐 좀 아쉽긴 하다. 언젠가는 모두 극복되는 날이 오겠지.
남은 시간 좀 쉬면서 마무리 해야겠다. 내일은 다시 열심히 걸어야 하니. Buen Camin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