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조, 가사, 경기체가

갈래의 특징 정리


갈래 발생 배경



무신정변 후 지배세력인 권문세족은 상층 문화 재건의 능력이 없어 속악가사, 속악정재가 등장하였다. 그러나 신흥사대부들이 이에 불만, 상층 문화를 가다듬고 중세 전기문학과 구별되는 중세 후기문학 구현하여 상층 시가문학을 이루었다. 이것이 ‘경기체가, 시조, 가사’이다.

시 조



특징

- 서정시
- 고려 후기 또는 말기에 발생하여 고려말 정치적 격동기 시기에 시조의 위상이 높아짐 → 절박한 상황에서도 다양하면서 묘미있는 표현이 개척
- 간결하고 소박한 것을 표방하는 유학자의 서정성을 표현하는 데 알맞음(고려 말 유신들의 애국충절 → 조선 초 정국 안정 후 강호시조, 도학풍의 시조, 풍류시조 → 조선 후기 작가층의 확대로 산문화)
- 고려 신흥 사대부들이 주로 정치적인 문제와 관련된 작품을 많이 창작하였으며, 조선시대 사대부의 세계관을 표현하기에 적합한 양식으로 정착

형식

- 3·4조를 기본 음수율로 하고 4음보를 기본음보로 하는 3장 6구의 3행으로 이뤄진 간결한 형식의 정형시
- 시조양식은 평시조, 엇시조, 사설시조로 하위구분
- 평시조 : 3장 6구 45자 내외
- 엇시조 : 평시조에서 종장의 제1구를 제외한 어느 구절에서 하나만 길어졌을 때
- 사설시조 : 평시조에서 종장의 초구를 제외하고 두 구절 이상이 길어진 시조 → 일반적으로 사설이 긴 것이 사설시조

역사적 전개와 내용

- 형성기(고려말~조선초 1392) : 기울어져가는 고려 왕조에 대한 연민의 정과 단심, 그리고 망한 왕조에 대한 회고의 정
- 성장기(조선초~ 성종代까지) : 다양한 내용으로 그 폭을 넓힘. 훈민정음 반포로 시조가 문자화 됨. 단종의 선위가 시조에 영향(사육신과 생육신 - 선비로서의 정과 충성심을 노래)
- 발전기(연산군~숙종 : 16~17C) : 임진왜란, 병자 호란의 양난을 거친 시기. 성리학과 문운(文運)이 크게 떨쳐 일어난 시기(이황<도산십이곡>, 이이<고산구곡가>), 정철과 윤선도가 출현하고, 일반 대중에게 널리 퍼져 창작의욕을 북돋운 시기. 사설시조와 여류시인의 등장(황진이)
- 쇠퇴기(경종~한 말) : 18C 선각자들에 의한 실사구시의 학풍과 평민들에 의한 산문문학이 대두되면서 시조는 창(唱) 위주로 내닫게 됨.

시조 작품목록

가 사



특징

- 고려 말 선승들이 대중을 상대로 포교를 하는 작품에서 출발
- 현실적이고 설복적인 유교 이념을 표현하는 데 적합
- 개별 사물에서 사물의 복합적이고 유기적 양상에 관심을 갖는 의식 전환을 거치면서 형식의 제약성에서 벗어난 개방된 교술시 가사를 필요로 함.

형식

- 4음보를 기본 음보로 하는 행의 제한을 두지 않는 긴 형식
- 두 마디씩 짝을 이루는 율문구조만 갖추면 내용은 무엇이든 노래한 양식
- 초기 가사는 가창된 것으로 짐작되나, 그러한 관행이 오래 지속되지는 않음
- 고전시가양식 중 음악과 분리되어 향유된 유일한 양식

내용

- 은일가사 : 자연을 즐기는 사대부의 은일함과 풍류를 읊는 것. 은거를 하는 것이 바라지 않던 바일수록 신선인양 자부하고, 세속의 먼지 속에서 헤어나지 못함을 가여워 해야 심리적 보상이 이루어짐. 그러면서 자연과 화합하는 즐거움을 찾는 미의식이 생동하는 표현을 얻어 국문시가의 발전에 기여
- 유배가사 : 당쟁의 여파로 귀양을 가게 된 선비들의 힘겨운 유배 생활과 고독감을 담음
- 기행가사 : 여행 체험 보고 들은 바를 나타내기 위한 노래. 교술문학의 본령에 충실

경 기 체 가



특징

- 권문세족의 상층문화를 가다듬고 지배 체제를 정비할 수 있는 이념을 마련하기 위해 신흥사대부에 의해 등장한 문학 갈래.
- 가전(사물을 의인화하여 생애를 다루는 전의 격식을 갖춘 글)과 같이 교술적인 성격을 지니며, 후렴구에서는 사물이나 사실의 열거를 통해 얻은 감흥을 집약적이고 영탄적으로 표출한다는 점에서 서정의 요소도 있음.
- 신흥 사대부가 득의에 찬 기백을 과시하는 데 특히 잘 어울리는 갈래
- 이황은 ‘교만하고 방탕한 기풍, 비루하게 희롱하며, 남녀가 서로 어울린 점이 마땅치 않다’고 하였으나 권문세족에 둘러싸인 왕이 속악가사를 즐긴 것과 다르지 않고 경기체가는 학식과 체험을 동원해 스스로 지었기에 새로운 이념을 구현하는 데 긴요한 노래로 계승할 수 있는 이유가 있었다.

형식

- 하나의 연이 7행, 이것이 다시 두 개의 구조적 단위로 양분되는 분절 형식
- 각 절의 마지막 행에는 ‘偉(爲) ~ 景 긔 엇더니잇고’라는 고정적 투식어가 옴
- 동일한 구조를 지닌 몇 개의 연이 중첩되어 한 작품을 이루는 연장 형식
- 단연 형식으로는 경기체가다운 맛을 낼 수 없는 형식으로, 최소 3장 이상을 필요로 함

내용

- 세계의 객관과 자아의 주관, 어느 한 쪽도 경시하지 않음으로써 세계와 자아가 조화하고 있음을 은근히 과시하는, 득의에 찬 감격을 나타냄
- 경기체가가 표상하는 세계는 경험적 세계 그 자체가 아니라, 경험적 세계임을 바라는 자아 의지의 지향적 세계임